1. 서 론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 문제 해결을 위해, 유럽 연합은 세계 최초로 기후 중립 대륙 조성을 명시한 ‘유럽기후법’을 제정하고 탄소 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 입법 패키지인 ‘Fit for 55’ 등의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1]. 이와 더불어 2050 넷제로 로드맵에 따른 글로벌 전력믹스 감축 추세에 대응하여, 국내 역시 2034년까지 석탄 사용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사용률을 40.3%까지 확대하는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 중이다[2].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하고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 체계를 탈피하기 위해 수소 에너지로의 전환을 또 다른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3]. 특히 수소는 풍부한 공급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탈탄소화가 어려운 산업 부문을 포함하여 발전, 건물, 수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어 그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확대되는 수소 수요에 대응하고 국가 차원의 청정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정부는 수소 생산 및 출하까지 포함하는 well-to-gate 관점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하는 ‘청정수소 인증제’를 도입했다(Fig. 1).
해당 제도는 수소 1 kg 생산 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4.0 kg CO2-eq 이하인 경우 청정수소로 인증하며, 탄소 배출량 구간에 따라 4개의 등급으로 세분화하여 최소 기준인 4등급(2.0 ~ 4.0 kg CO2-eq)부터 최상위 1등급 (0.1 kg CO2-eq 이하)까지 차등 부여한다(Table 1). 인증을 취득한 청정 수소에 대해서는 정부 보조금 지급, 전력 분야의 장기 구매 계약 체결, 수소 발전 의무화 제도 참여 자격 부여 등 다양한 제도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5].
| Tier | 1 | 2 | 3 | 4 |
|---|---|---|---|---|
| Well-to-Gate greenhouse gas emissions (kgCO2-eq/kgH2) | 0~0.1 | 0.1~1 | 1~2 | 2~4 |
청정수소로 인정받을 수 있는 다양한 수소 생산 기술 중, 그린수소는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수전해 기술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소로,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종착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정부는 그린수소 생산의 핵심 기술인 대규모 수전해의 실증 및 상용화를 통해 2030년 25만톤, 2050년 300만 톤의 그린수소 생산 및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6]. 특히, 다양한 수전해 기술 중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가장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양이온 교환 전해질(proton exchange membrane, PEM) 수전해 기술이 핵심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7]. PEM 수전해는 얇은 고분자 전해질 막을 사용하여 높은 이온 전도도와 낮은 내부 저항을 가져 에너지 효율과 우수한 동적 응답성이 우수하며, 출력 변동성이 심한 재생에너지 부하에 실시간으로 추종 가동함으로써, 시스템 안정성 확보와 그리드 전력 의존도 저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8].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플랜트 구현 단계에서는 해결해야 할 전주기적 제약이 존재한다. 먼저 핵심 전원인 재생에너지 전력의 간헐성은 수전해 설비의 안정적인 연속 가동을 어렵게 만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그리드 전력의 혼합 사용은 그린수소 본연의 친환경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9]. 이에 더해, 스택 내부의 핵심 소재인 이리듐(Ir), 백금(Pt) 등 귀금속 광물의 채굴 및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잠재적 환경 부하와 고압 운전 환경에 따른 고분자 막과 전극의 열화 문제는 스택 교체 주기를 단축시켜 장치 제조 및 유지보수 단계의 추가적인 자원 소모를 유발한다[10]. 즉, 재생에너지 전력의 친환경성이 높아질수록 스택 핵심 소재의 채굴 및 부품 교체 공정이 새로운 환경 부하 핫스팟(Hotspot)으로 부각되는 기술적 역설이 발생한다[11].
이처럼 장치 제조 및 유지보수 단계와 더불어, 연계되는 전력원의 종류에 따라 선행연구에서 보고되는 수전해 기술 방식별 기후변화 영향은 0~25 kg CO2-eq/kg H2로 매우 큰 변동 폭을 나타낸다[11, 12]. 따라서 공정 전반의 실질적인 환경 영향을 정량화하기 위해서는 전과정 평가(life cycle assessment, LCA) 기반의 전과정 온실가스 배출량 분석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존 PEM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 기술에 대한 LCA 연구들은 특정 시점의 고정된 운전 조건과 정형화된 데이터만을 가정하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일 수치로만 제시해 왔다[10, 13]. 최근에는 well-to-gate뿐 아니라 국내 유통 및 공급 단계를 포함한 well-to-pump 전 단계로 경계를 확장하여 국내 청정수소 인증 등급별 배출량을 분석한 연구가 수행되었으나, 이 역시 미래 특정 시점의 전력 믹스와 수전해 사양을 고정된 매개변수로 설정하여 단일 결론을 도출하는 전통적인 LCA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14]. 즉, 이러한 기존 접근 방식들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수전해 설비의 가동 패턴, 그리드 전력 매입 비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실제 운영 환경의 동적 변동성뿐만 아니라, 분석에 적용하는 구체적인 전과정 목록(life cycle inventory, LCI) 데이터베이스(예: ecoinvent[15], Sphera[16] 등)의 선택에 따른 불확실성을 반영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단일 수치에 의존하는 기존의 민감도 분석은 실제 공정 운영 시 나타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변동 리스크를 정량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이러한 공학적․기술적 불확실성은 정책적 실무 적용 단계에서 심각한 제도적 리스크로 이어진다. 최근 도입된 청정수소 인증제 관련 정책 연구들은 주로 인증 기준의 설계, 전과정 온실가스 산정체계 마련, 정책적 인센티브 방안 제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13]. 이러한 선행 정책 연구들은 제도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하였으나, 앞서 지적한 공학적 불확실성이 실무 의사결정에 미치는 리스크를 간과하고 있다. 즉, 현 기술 수준과 운영 환경을 고려했을 때 ‘특정 생산 기술이 목표하는 인증 등급을 최종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가’에 대한 확률론적 달성 가능성을 정량적으로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실제 투자 및 사업화 단계에서 실질적인 이행 리스크를 야기하는 공백을 안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PEM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 생산 공정 설계 및 운영 단계에서 국내 청정수소 인증제 등급 달성을 가로막는 핵심적인 기술적․환경적 리스크 인자를 정량적으로 식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Lee et al.이 제안한 위험 기반 불확실성 평가 방법론[17]을 국내 청정수소 인증제의 등급 달성 문제에 적용하여 분석을 수행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10 MW급 PEM 수전해 공정을 모사하고, Monte Carlo(MC) 시뮬레이션을 활용하여 인증 등급별 달성 확률을 도출한다. 이 과정에서 공정․설계 매개변수와 외부 환경 변수가 등급 미달 리스크에 미치는 기여도를 정량화한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의 기술적 변동성을 지배하는 인자와 인증 통과라는 의사결정 경계선 상의 규제 리스크 인자를 명확히 분리하여 식별한다. 결과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 속에서 그린수소의 실질적인 청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리스크 완화 방안을 제안함으로 국내 청정수소 공급망의 환경적 타당성을 규명하고, 실무진의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자 한다.
2. 연구 방법
본 연구의 시스템 기능은 그리드 전력과 재생 전력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10 MW 규모의 PEM 수전해를 통한 그린수소 생산으로 정의하였다. 이에 따라 기능 단위는 해당 공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생산되는 순도 99.97 wt.%의 그린 수소 1 kg으로 정의했다. 이와 같이 생산된 고순도 그린 수소는 향후 메탄올 합성 및 암모니아 생산 공정의 핵심 원료로 활용될 수 있다[18].
시스템 경계는 원료 채취 단계부터 그린 수소 생산 및 출하 단계를 포함하는 well-to-gate로 정의하였다(Fig. 2). 구체적으로 원료 용수의 공급 및 내부 순환 흐름, PEM 수전해 스택 반응 공정, 불순물과 수분을 제거하는 수소 정제 및 최종 출하 압축 단계를 모두 포함한다. 공정 가동에 요구되는 전력원의 경우, 일부는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구매계약(power purchase agreement, PPA) 방식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부족 전력은 전력망으로부터 보충하는 구조로 가정하였다. 특히, 본 평가는 국내 청정수소 인증제를 기반으로 수행되었으나, 세부 목록 데이터의 가용성을 고려하여 전력 인프라는 국내(KR)에 해당하는 LCI 데이터셋을 적용하고, 그 외 원료 및 소재 공급망 등에는 GLO 또는 RoW에 해당하는 LCI 데이터셋을 혼용하였다. 또한, PEM 스택 핵심 소재의 채굴․정제 공정과 주기적인 부품 교체에 따른 장치 제조 및 유지보수 단계의 환경 부하 역시 본 시스템 경계에 포함하여 평가의 완결성을 확보하였다. 부산물인 산소는 대기로 배출된다고 가정했다.
전과정 영향평가(life cycle impact assessment, LCIA) 단계에서는 ReCiPe 2016 Midpoint (H) 영향평가 방법론을 적용하여 국내 청정수소 인증제의 평가 지표인 지구온난화지수(global warming potential, GWP)를 분석했다.
본 연구에서 설계한 10 MW급 PEM 수전해 공정은 1 MW 용량의 스택 유닛 10개를 병렬로 배열하였으며[18-20], 기본 시나리오(base case) 기준 본 공정은 시간 당 약 175 kg의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도록 설계하였다. 10MW는 현시점에서 대형 실증 및 초기 상업 도입 단계를 대표하는 설비 규모로[21, 22], 단일 스택의 기술적 한계를 고려한 다중 병렬 시스템의 운전 제어 특성을 모사하기에 적절할 뿐만 아니라 주변 보조 설비(balance of plant, BoP) 표준화와 전력 변환기 등의 유틸리티 공유를 통해 ‘규모의 경제’ 효과가 본격화되는 최적의 임계점이다[22]. 특히, 본 연구의 핵심 목적인 청정수소 인증 위험 평가 관점에서 볼 때, 10MW급 플랜트는 국지적 신재생에너지 전력망과 연계되는 전형적인 분산형 온사이트 수소 생산 기지의 표준 규격이다[23]. 따라서 본 연구에서 선정한 10 MW급 플랜트는 신재생 전력의 간헐성 조건하에서 국내 청정수소 인증 기준 충족 여부를 다루고, 실제적인 규제 장벽과 인증 실패 위험을 평가하기에 가장 적합성과 타당성이 높은 모델링 규모이다.
전체 공정은 크게 원료 용수 및 전력 공급, 스택 및 양극 루프 순환, 수소 정제 과정의 3단계로 전개되며, 개략적인 공정도는 Fig. 3에 나타냈다. 국내 청정수소 인증제에서 채택하고 있는 질량 수지 검증 방식을 동일하게 반영하여 물질 및 에너지 수지의 모델링을 수행했으며[24], Base Case의 핵심 설계 및 운전 변수는 Table 2에 정리하였다.
첫 번째 단계는 외부 유틸리티 및 전력 공급 흐름이다. 본 연구의 Base case 전력 수급 구조는 재생에너지 조달을 위한 PPA와 부족 전력을 보충하는 그리드 전력의 사용 비율을 설정하여 구성하였다. 특히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실제 전력 수급 여건을 고려하여, 100% 전량 PPA 조달이라는 이상적인 조건 대신 완화된 PPA 조달 비율인 90%를 적용하였다. 외부 공급 전력은 전력 변환 장치를 거쳐 직류 전력으로 변환되며, 스택의 운전 전류 밀도 값(i)은 시스템 목표 전력(Ptotal), 셀 유효 면적(Acell), 총 셀 개수(ncells) 간의 비선형 관계식인 (식 1)을 역산하여 도출하였다.
두 번째 단계는 스택 및 양극 루프 내부의 전기화학 반응과 열․물질 재순환 흐름이다. 시스템으로 유입되는 탈이온수는 양극 루프 내 순환수와 혼합 및 열교환을 거쳐 스택 입구 설정 온도까지 예열된 후 스택 양극으로 공급된다. 스택을 구성하는 단위 셀의 전기화학적 특성을 모사하기 위해 셀 전압(Vcell)은 가역 전압(Vrev), 활성화 과전압(Vact), 저항 과전압(Vohm)의 합으로 산출하였으며(식 2), Nernst 식과 막 두께, 전자 저항, 교환 전류 밀도 등의 매개변수를 이용해 도출하였다.
이와 함께 정확한 셀 과전압 및 스택 거동 모사를 위해 분리막, 촉매 로딩량, 분리판 등 스택을 이루는 세부 구성 요소도 설계하였으며, Base case에서의 스택 사양 및 물리적 수치는 Table 3에 나타냈다.
| Component | Material | Parameter | Amount | Unit | Ref. |
|---|---|---|---|---|---|
| Anode catalyst | Iridium | Loading | 2 | mg/cm2 | [27] |
| Cathode catalyst | Platinum | Loading | 1 | mg/cm2 | [27] |
| Membrane | Perfluorosulfonic acid (PFSA) | Thickness | 0.018 | cm | Nafion 117 |
| Anode (porous transport layer, PTL) | Titanium | Thickness | 0.03 | cm | [25] |
| Porosity | 0.54 | [26] | |||
| Anode coating | Platinum | Thickness | 0.001 | mm | [27] |
| Cathode (gas diffusion layer, GDL) | Carbon paper | Thickness | 0.015 | cm | [25] |
| Porosity | 0.8 | [28] | |||
| Bipolar plate | Titanium | Area | 1,225 | cm2 | [19] |
| Thickness | 0.1 | cm | [19] | ||
| Bipolar plate coating | Gold | Thickness | 0.001 | mm | [29] |
| Frame | Polytetrafluoroethylene (PTFE) | Thickness | 0.5 | cm | [26] |
| End plate | Stainless Steel (SS) | Area | 1,592.5 | cm2 | [26] |
| Thickness | 2 | cm | [29] |
전기화학적 반응을 통해 스택에서 생성되는 이론적 수소의 생성량은 패러데이 법칙(Faraday’s Law)에 따라 공급 전류에 비례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99%의 패러데이 효율(ηF)을 적용하여 수소 발생량을 산출하였다(식 3).
스택 내부의 열 부하 제어 및 핫스팟(Hotspot) 억제를 위해 양극 루프는 화학 양론적 필요량보다 과량의 탈이온수가 공급되도록 설계했다[19]. 냉각수 역할을 겸하는 용수 유량(ṁcooling)은 스택 제어 온도차(ΔTstack)에 필요한 발생 열량(Qgen)과 물의 비열(Cp,water)을 기준으로 (식 4)와 같이 계산된다.
본 모델에서는 정상상태(Steady-state) 수지 단순화를 위해 대용량의 양극 순환수 유량은 전기화학 반응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냉각 유틸리티로만 거동하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다만, 양극-음극 간 물질 이동을 모사하기 위해 전기삼투압 드래그 계수를 적용하여 스택 내부에서 이동하는 물의 유량(ṁdrag)을 산출하였다(식 5).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수소 정제 단계이다. 수전해를 통해 생성된 수소와 일부 산소는 음극의 기액 분리기를 거쳐 탈산소 반응기로 유입되어 촉매 반응을 통해 잔류 산소를 물로 전환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학 양론적 수소 소모량을 물질 수지에 반영하였다. 해당 과정에서 응축된 수분은 후단 기액 분리기를 통해 배출되며, 잔류 미세 수분은 온도스윙흡착(temperature swing adsorption, TSA) 공정에서 전량 흡착 제거되어 최종적으로 순도 99.97% 이상의 고순도 그린수소가 확보된 후 고압으로 압축되어 저장된다.
본 절에서 도출된 정상상태의 유량 및 전기 소모량 값은 결정론적 분석에 의한 Base Case 결과이다. 이는 고정된 상수가 아니며, 위험 기반 불확실성 평가(MC 시뮬레이션) 단계에서 각 매개변수에 확률분포가 부여됨에 따라 가변적인 값으로 전환된다. 이를 통해 시스템 변동성에 따른 청정수소 인증 등급 달성 확률을 최종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앞 절의 공정 모사를 통해 도출된 물질 및 에너지 수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LCI를 구축하였으며, 상위흐름 연결에는 ecoinvent v3.12와 BAFU:2025의 LCI 데이터베이스(database, DB)를 활용하였다(Table 4). 다만, 상용 DB의 라이선스 계약 및 지적재산권 규정에 따라 배출계수(emission factor, EF) 값을 직접적으로 공개하는 데에는 제약이 존재한다.
본 연구의 MC 시뮬레이션 수행을 위해 선정한 핵심 매개변수(key parameter, kp)의 목록과 세부 범위는 Table 5에 나타내었다. kp는 수전해 공정의 에너지 소비 구조와 환경 부하 특성을 고려하여 구성하였다. 전체 공정 전력 소비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스택을 중심으로, 스택의 전기화학적 성능 및 효율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전류 밀도, 온도차, 막 두께 등)와 장기 내구성(스택 교체 주기)를 kp로 선정하였다. 또한 스택에 사용되는 귀금속 촉매의 높은 단위 배출 부하를 고려하여 양극 및 음극의 촉매 로딩량도 kp에 포함하였다. 반면, 칠러 출구 온도 등 보조 유틸리티 변수는 전체 전력량 및 온실가스 배출량에 미치는 영향이 스택 변수에 비해 매우 미미하여 kp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아울러 최종 수소 순도는 TSA 건조 공정을 갖춘 PEM 수전해 공정의 일반적인 목표치인 99.97%의 고정 제약 조건으로 설정하였다[19]. 이에 따라 수소 순도는 별도의 불확실성 kp로 다루지 않았다.
분석을 위한 kp는 PEM 수전해 공정의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공정 및 설계 변수와 LCA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성 변수의 두 범주로 분류하였다. 먼저, 공정 및 설계 범주에서는 수전해 시스템의 효율과 내구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매개변수들을 선정하였다. 스택 온도차, 전기 삼투압 드래그 계수, 교환 전류 밀도와 같은 물리적 인자와 더불어, 막 두께, 촉매 로딩량 등의 설계 사양을 포함하였다. 특히, 스택 교체 주기도 kp로 선정하여 장치 성능 감소에 따른 장기적 운영 불확실성을 모델링에 반영하였다. 환경성 범주에서는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과 전력 및 스택 구성 소재의 온실가스 배출계수를 kp로 선정하였다. 그리드 전력 배출계수의 경우, 활용 가능한 3종의 LCI 데이터셋을 수집하여 이들의 최솟값과 최댓값을 변동 범위로 설정하였다. 이리듐과 플래티넘 배출계수는 단 1개의 LCI 데이터셋만 존재하는 한계가 있어, 귀금속 채굴․정제 공정 및 공급망의 잠재적 불확실성을 반영하고자 해당 단일 명목 기준값 대비 0.7~1.3배 범위의 상대 변동률을 부여하였다. 이를 통해 상위 흐름의 환경 부하가 국내 청정수소 인증제의 등급 판정에 미치는 불확실성을 확률적으로 분석했다.
한편, MC 시뮬레이션 및 민감도 분석에서는 kp 간의 상호 독립성을 가정하였다. 외부 환경성 변수와 내부 공정 변수는 독자적인 메커니즘에 의해 결정되며, 스택 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부 공정 변수 간 연동성에도 불구하고 각 인자의 영향력을 명확히 구분하고자 독립성을 적용하였다. 이를 통해 변수 간 상호 간섭에 따른 교란 효과를 배제하고, 각 kp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변동성에 미치는 순수 개별 기여도를 명확히 정량화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PEM 수전해 공정의 LCA 수행 관련 다양한 불확실성이 청정수소 인증제 등급 달성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평가하기 위해, Lee et al.[17]이 제안한 위험 기반 불확실성 평가 방법론을 적용하였다. 이를 통해 분산 기반의 전역 민감도 분석 지표(global sensitivity analysis, GSA)인 Sobol Index와 이해관계자의 의사결정 기준을 반영하는 Risk Score(RS)를 동시에 산정하여 비교 분석하였다.
GSA에서 널리 활용되는 Sobol 분산 분할 기법은 모델 입력 변수들의 개별 불확실성 및 매개변수 간 상호작용이 출력 값의 전체 분산에 기여하는 정도를 정량화한다[17]. 본 연구에서는 개별 매개변수의 직접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다른 매개변수들과의 교차 상호작용까지 모두 포함하는 총 효과 지표인 Total Sobol Index(STi)를 평가 지표로 활용하였으며, (식 6)과 같이 정의된다.
여기서 V(Y)는 출력값(GWP)의 전체 분산이며, Xi는 평가 대상이 되는 개별 입력 변수 X~i는 Xi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입력 변수 집합을 의미한다. STi는 특정 매개변수의 불확실성이 시스템 전체 결과값의 변동에 미치는 ‘영향력의 절대적 크기’를 식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Sobol Index와 같은 정량적 GSA 기법들은 단순히 분산의 통계적 크기만을 다루기 때문에, 특정 제도적 기준의 통과 여부와 같이 비선형적인 이해관계자의 의사결정 리스크를 직접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17].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입력 변수의 확률분포가 특정 목표 달성 여부에 미치는 위험도를 정량화하는 RS를 활용하였다.
우선, 청정수소 인증 기준 통과 여부에 따라 개별 MC 시뮬레이션 결과를 성공 클래스와 실패 클래스로 분류한다. 이후 각 클래스 영역에 속하는 입력 변수 χi의 데이터 군집으로부터 각각의 조건부 확률 밀도 함수인 P(xi | Success)와 P(xi | Failure)를 도출한다. 최종적으로 xi의 RS는 두 조건부 분포 간의 영역 차이를 나타내는 겹침 정도를 (식 7)과 같이 적분하여 산정한다.
도출된 RS는 0과 2 사이의 범위를 가지며, 그 물리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17].
RSi ≈ 0 (저위험 인자): 두 클래스 하에서의 조건부 분포가 거의 동일하게 중첩되어 있으며, 이는 해당 매개변수의 불확실성이 청정수소 기준 만족 여부(성공/실패)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함을 의미.
RSi ≈ 2 (고위험 인자): 두 분포 간의 중첩 영역이 거의 없으며, 이는 해당 매개변수 χi의 특정 임계값 변동에 의해 성공과 실패의 의사결정 결과가 완벽하게 갈리게 됨을 의미.
결과적으로 분산 기반의 Sobol Index를 통해서는 수전해 시스템 전체의 성능 변동성을 지배하는 주요 ‘기술적 영향 인자’를 식별하고, RS 를 통해서는 청정수소 인증 등급 달성의 ‘핵심 규제 리스크 인자’를 정교하게 분리해낼 수 있다.
3. 결과 및 해석
앞서 수립한 10 MW급 PEM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 생산 공정의 Base Case에 대한 LCA 수행 결과, 수소 1 kg 생산 당 4.045 kg CO2-eq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산출되었다. 이는 국내 청정수소 인증제의 최소 등급 기준인 4등급 인증 기준(4 kg CO2-eq/kg H2)을 약간 초과하는 수치이다. 세부 기여도 분석 결과(Fig. 4), 부족 전력을 보충하기 위해 유입된 10%의 그리드 전력이 전체 배출량의 약 96%를 차지하여 공정 전체의 환경 영향을 지배하는 핵심 인자임을 확인하였다.
반면, 원료 용수인 탈이온수 공급은 1.56%, 스택 부품 및 촉매 사용량 등은 미미한 비중을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는 단일 값에 의존하는 결정론적 평가 방식이 실제 운전 조건 및 외부 환경 변동에 따른 인증 달성 및 실패 확률(리스크)을 정량적으로 산출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며, 변수들의 확률 분포를 고려한 불확실성 분석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MC 시뮬레이션을 통해 공정 및 환경 영향 관련 매개변수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국내 청정수소 인증 등급별 달성 확률은 Fig. 5와 같다. 최소 인증 기준인 4등급의 달성 확률은 24.15%로 나타났으며, 3등급은 10.35%, 2등급은 3.11%로 상위 등급으로 갈수록 도달 가능성이 현저히 감소하였다. 특히, 최상위 등급인 1등급의 도달 확률은 0%로 나타났다. 이는 재생 전력 사용 비율을 100%까지 활용하는 시나리오를 포함하여 분석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10 MW급 PEM 수전해 설비의 전력 소모 효율 및 상류 공급망 환경부하 수준에서는 1등급 달성이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PEM 수전해 시스템의 GWP의 변동성을 지배하는 주요 기술적 인자를 식별하기 위해 Total Sobol Index(STi)를 평가하였다(Table 6). 가장 압도적인 매개변수는 재생 전력 사용 비율로 나타났으며, 해당 변수의 ST는 모든 등급 영역에서 0.9742 ~ 0.9846의 범위를 나타내어, GWP 변동성의 대부분을 독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리드 전력 배출계수와 막 두께의 ST가 2~4등급에서 0.025와 0.0048 수준을 기록하여 뒤를 이었으나, 재생 전력 사용 비율의 영향력에 비하면 매우 미미하였다. 다만, 이러한 핵심 소재 공정의 백그라운드 데이터 구축 시 LCI 데이터셋 선택에 따른 편차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향후 정밀한 LCA 수행 시 DB 선택의 타당성 검토가 수반되어야 한다. 또한, 스택 온도차, 교환 전류 밀도, 촉매 로딩량 등의 인자들은 STi가 10-4~10-9 수준으로 산출되어, 배출량의 절대적인 수치 변동성 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인증 기준 통과 여부에 대한 위험도를 정량화한 RS 분석에서도 재생 전력 사용 비율이 모든 인증 등급에서 0.9651~ 0.9697의 높은 RS수치를 보여 청정수소 인증 성공 여부를 갈라놓는 독보적인 ‘고위험 규제 인자’로 식별되었다.
한편, 인증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4등급→2등급) 스택 내부 설계 매개변수들의 RSi가 급격히 증가했다. 막 두께의 RS는 4등급(0.0622) 대비 2등급(0.2192)에서 3.5배, 음극 촉매 로딩량의 RS역시 4등급(0.0697) 대비 2등급(0.1770)에서 RS값이 2.6배 증가하였다. 이는 배출량 허용 기준선이 엄격해질수록 스택 내부의 과전압 감소를 위한 기술적 설계 사양의 정밀 제어가 최종 인증 통과 여부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함을 정량적으로 설명해준다.
이전 결과에서 Sobol index와 Risk Score 모두 1위를 차지하여 전체 배출량 변동성을 지배했던 재생 전력 사용 비율을 100%로 고정한 후 재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 청정수소 인증제의 2~4등급 기준은 100% 확률로 만족하는 것으로 도출되었다. 그러나 가장 엄격한 1등급 기준을 충족할 확률은 2%(이전 시나리오 결과 0% 대비 2%p 상승)에 불과하였다. 이는 재생전력을 100% 공급하더라도 공정 변수 및 LCI 선택 관련 불확실성에 의해 최상위 인증 등급 달성에 실패할 위험이 여전히 존재함을 의미한다.
그리드 전력 소비에 의한 배출 영향이 사라짐에 따라 매개변수 간 상대적 기여도 및 위험 순위에서 뚜렷한 재배열이 관찰되었다. 우선 Sobol Index 관점에서는 전해질막 두께가 0.7845의 높은 지수를 기록하여, 전체 변동성을 지배하는 가장 핵심적인 인자로 식별됐다. 이는 막 두께가 스택의 오믹 저항에 따른 전력 소모 효율뿐만 아니라 고분자 소재 투입량에도 동시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한편, 재생전력 100% 활용으로 운전 단계의 배출 비중이 극소화됨에 따라, 스택 제작, 폐기 및 촉매 사용 등 자재 기반 배출 영향인 스택 교체 주기(ST=0.0667)가 2위로 상승하였다.
한편, 본 재생 전력 100% 고정 시나리오에서는 1등급 달성 확률이 2%로 도출되어 해당 등급에 대한 Risk Score 분석을 수행했다. 분석 결과, 교환 전류 밀도와 스택 입출구 온도차가 각각 1위(1.0240)와 2위(0.8367)를 차지하였다. 이는 재생전력 100% 적용으로 전체 배출량이 1등급 인증 경계선 부근까지 낮아짐에 따라, 기존 2~4등급 위험을 지배했던 전력 유입 비율이나 전해질 막 두께와 같은 거시적 변수 대신 스택의 전기화학적 반응성과 열관리에 따른 미세한 전력 효율 변동이 1등급 인증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위험 요인으로 새롭게 부상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100% 재생전력을 활용하는 그린수소 생산 공정이라 할지라도 최상위(1등급) 청정수소 인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체 배출량 변동성을 제어하기 위한 스택 교체 주기 등 설비 내구성에 기반한 자재 수명 관리뿐만 아니라, 1등급 성패를 가르는 반응속도론적 운전 인자 및 열 관리 제어를 통해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는 운전 최적화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4. 결 론
본 연구는 국내 청정수소 인증제 기준 하에서 10 MW급 PEM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 생산 공정의 온실가스 배출량 불확실성을 평가하고 등급별 달성 확률 및 핵심 리스크 인자를 규명했다. 현행 기술 및 전력 수급 수준에서 4등급 달성 확률은 24.15%, 1등급은 0%로 나타나 최상위 인증 획득의 명확한 한계를 확인했다. Total Sobol Index 분석 결과, ‘재생 전력 사용 비율(ST: 0.974~0.985)’이 전체 배출량의 변동성을 독점하는 핵심 기술 인자로 확인되었다. 반면, Risk Score 분석 결과 완화된 기준(3~4등급)에서는 동일하게 ‘재생 전력 사용 비율’이 핵심 규제 결정 인자로 도출되었으나, 상위 기준(2등급)으로 갈수록 스택 내부 설계 변수(막 두께, 촉매 로딩량 등)의 영향력이 급격히 부각되었다. 즉, 배출량의 절대적 변동성이 사용 전력원에 지배되더라도, 상위 등급 획득을 가르는 인증 경계선에서는 스택의 전기화학적 과전압 제어를 위한 공학적 정밀 설계가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나아가 재생전력을 100% 활용하는 조건에서도 1등급 달성 확률은 2%에 그쳤으며, 이 경우 전력 변수 대신 스택 교체 주기와 교환 전류 밀도가 각각 전체 변동성과 1등급 인증 성패를 가르는 주도적 인자로 전환됨을 규명하였다.
결과적으로 진입형 인증(3~4등급)을 목표로 하는 경우 PPA 등을 통한 재생전력 확보가 우선시되어야 하며, 상위 인증(1~2등급) 진입을 위해서는 스택 내구성 확보 및 과전압 저감을 위한 정밀 공학 설계와 운전 최적화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향후 대용량 그린수소 플랜트의 타당성 검토와 청정수소 인증제 세부 지침 보완을 위한 실질적인 위험 관리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