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국제사회는 1992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을 채택하였다. 2015년에 개최된 제21차 UNFCCC 당사국총회(COP21, The 21st Conference of the Parties)에서 채택된 「파리협정」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2℃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 이하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1]. 또한, 당사국들의 자발적인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제출과 이행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했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설정하였다(대한민국 정부, 2020)[2]. 전환 부문에서는 석탄발전을 축소하고, 신재생에너지의 사용량 확대를 주요 전략으로 채택하였으며, 수송 부문에서는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 450만대 보급과 충전소 인프라 확대 등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세웠다. 또한, 정부는 2021년 「수소경제 성과 및 수소선도국가 비전 보고」를 통해 수소 에너지의 연간 사용량을 2030년까지 390만 톤으로 증가시키겠다는 전략을 발표하였다(산업통상자원부, 2021)[3].
수소는 사용 단계에서 탄소 배출이 없어 청정 에너지원으로 분류되며, 이러한 청정 에너지의 사용 확대는 국가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수소의 생산, 수송, 저장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을 고려하지 않으면, 수소의 환경 영향을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다[4].
특히, NCC(Naphtha Cracking Center)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는 우리나라 전체 수소 생산량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부생수소에 대한 정량적 환경영향 분석이나 전과정평가(LCA)를 통한 온실가스 배출계수 산정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기존 수소 관련 LCA 연구는 주로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그린수소 등 전환수소의 생산 경로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부생수소의 경우에도 할당기준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계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선행연구는 드물다.
본 연구에서는 ISO 14044, ILCD Handbook, EU PEF, Hy Guide 등 국제 LCA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NCC 공정의 부생수소에 대해 질량, 저위발열량(LHV), 경제적 가치, 몰수 등 네 가지 할당 기준을 적용하여 온실가스 배출계수를 산정하였다. 이를 통해 할당기준 선택이 전과정평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향후 수소의 환경성 평가 및 저탄소 수소 인증제도 설계에 활용 가능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2. 목적 및 범위 정의
본 연구의 목적은 NCC(Naphtha Cracking Center)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의 온실가스 배출 특성을 전과정평가를 통해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다양한 할당 방식에 따른 배출계수 차이를 비교함으로써 수소의 환경성 평가 및 저탄소 수소 인증제도 구축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2020년 신재생에너지 백서”의 수소 생산방식별 통계를 참고하여, 국내 수소 생산량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NCC공정을 연구 대상으로 설정하였다[5].
연구 결과는 환경성적표지(EPD), 청정수소 인증제, CBAM (탄소국경조정제도) 대응, 수소 공급망 관리 등 다양한 정책 및 산업 현장에 활용될 수 있으며, 주요 대상 청중은 정책 입안자, 수소 생산·공급 기업, 탄소중립 전략 수립을 추진하는 기관 및 LCA 실무자이다.
ISO 14040:2006에서 기능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수행하는 주된 역할이나 용도, 기능단위는 전과정평가에서 비교와 분석을 위해 사용되는 측정 단위로써 대상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능을 정량적으로 표현한 것, 기준흐름은 기능단위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제품 시스템의 실제 산출물 흐름량으로 정의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전과정평가를 활용한 NCC공정 부생수소의 배출계수 산정을 위해 기능, 기능단위, 기준흐름을 Table 1과 같이 설정하였다.
Category | Definition |
---|---|
Function | Energy supply for equipment operation and transport |
Functional unit | 1 kg of hydrogen for energy delivery |
Reference flow | Hydrogen 1 kg |
본 연구에서는 청정수소인증제의 평가범위인 원료 채취부터 수소의 최종 생산단계까지의 well to gate를 고려하여 시스템 경계를 Fig. 1과 같이 설정하였다[6]. 시스템 경계안에는 나프타 분해 공정 외에도 원료 채취, 원료 운송, 외부 생산되는 전기와 공정수의 공급, 스팀의 생산 공정이 포함되어 있으며, 내부에서 재활용되는 물질은 중복계산을 방지하기 위해 닫힌고리 재활용으로 설정하고, 순수 투입량 만을 환경영향 산정에 고려하였다.
시스템 경계 내에 포함되는 NCC 공정의 투입물과 산출물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설정한 공정흐름도는 Fig. 2와 같다.
본 연구는 사업장에서 제공한 실제 운영 자료를 기반으로 하며, NCC 공정 전체를 하나의 단위공정으로 설정하여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또한, 전기는 외부 공급(한국전력), 스팀은 다수 사업장에서 자체 생산되어 사용하는 점을 고려하여 공정 외 에너지 유틸리티로 포함하였다.
실제 공정을 분석하여 공정흐름도를 작성하고, ISO 14044: 2006에 부합하는 데이터 수집 양식을 통해 사업장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투입물과 산출물의 인과관계를 기반으로 물질수지를 검증하였으며, 검토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부생수소 1 kg을 생산하기 위한 GtoG 데이터를 Table 2와 같이 도출하였다[7].
NCC공정과 같은 다중투입물과 다중산출물이 발생하는 경우에 ISO 14044:2006에서는 평가 대상 제품의 환경영향만을 산정하기 위하여 제품 및 부산물에 대한 할당을 요구하고 있으며, 할당 회피, 물리적 할당, 경제적 할당 순으로 할당을 수행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밖에, 글로벌 LCA 수행 표준 가이드라인 및 지침인 EU PEF(product environmental footprint), ILCD handbook의 general guide for life cycle assessment, EU의 clean hydrogen joint undertaking 프로젝트에서 발간한 Hy Guide, 국내 환경성적표지 인증 제도는 ISO 14040, ISO 14044에 따라 할당의 개념 및 정의, 할당 기준, 할당 적용 방법을 명시하고 있다.
EU PEF는 환경 발자국 평가에서 다기능 공정의 환경 영향을 개별 제품에 분배하는 할당 과정을 우선적으로 물리적 기준(질량, 에너지흐름 등)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물리적 관계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보조적으로 경제적 기준을 사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8].
ILCD handbook은 할당을 수행함에 있어서 물리적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예시를 질량, 부피, 거리, 엔탈피, 발열량, 엑서지 등 구체적으로 구분하고 있다[9].
Hy guide는 EU에서 발간한 수소 생산과 연료전지 기술의 전과정평가를 수행하는 지침으로, 다기능 공정에서 할당은 물리적 기준인 질량, 저위발열량과 경제적 기준인 시장가치를 적용하여 수행한다고 명시하고 있다[10]. Chlor-Alkali 공정에서 산출물의 할당을 질량과 경제적 가치 기준으로 수행하는 예시를 들어 할당 기준에 따른 차이점을 비교하였으며, 적합한 할당 기준을 선택하고 보고서에 정확하게 포함되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환경성적표지에 따르면 물리적 연관관계(질량, 부피, 길이, 수량, 에너지량 등)를 반영하여 할당을 수행하고, 물리적 연관관계를 적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경제적 가치에 비례해서 투입물과 산출물을 할당하게 된다[11]. 제품군별 작성지침의 전력 및 열에너지 생산 파트에서는 경제적 가치를 기준으로 할당할 때 판매단가 변동성을 고려하여 데이터 수집 기간을 포함한 최근 3년 평균 가격을 적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Table 3).
본 연구에서는 EU PEF, ILCD Handbook, Hy Guide, 국내 환경성적표지 지침 등에서 제시한 할당 원칙과 기준을 참고하되, NCC공정의 산출물 특성을 고려하여 질량, 몰수, 저위발열량과 같은 물리적 기준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 기준도 함께 적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배출계수를 산정하기 위한 할당 기준을 다양한 LCA 가이드라인을 참고하여 질량, 몰수, 경제적 가치, 저위발열량으로 설정하였고, 할당 기준별 특징과 장단점을 정리하였다(Table 4).
질량 기준은 생산량 기준으로 환경부하를 배분하는 가장 직관적이고 간단한 방식이지만, 수소처럼 질량은 작지만 공정 내 기능적 또는 에너지적 중요성이 높은 물질의 기여도를 과소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이 방식은 제품 간 에너지 함량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진다.
몰수 기준은 화학 반응에서 각 물질이 참여하는 분자 수 및 반응식 내 역할(반응물 또는 생성물로서의 기여도)을 고려하여 환경부하를 배분하는 방식으로, 화학적 참여도를 수치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에너지 기여도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으며, 주로 반응 메커니즘이나 물질의 분자 구조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화학공정 분야에 적합하다.
경제적 가치 기준은 산출물의 시장 가격이나 상업적 중요성을 반영하여 환경부하를 배분하는 방식으로, 고부가가치 산출물에 더 많은 환경부하를 배분하여 경제적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한다. 그러나 시장 가격의 변동성에 민감하며, 물리적 또는 화학적 기여도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적용에 한계가 있다.
저위 발열량 기준은 산출물의 에너지 함량을 기준으로 환경부하를 배분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밀도가 높은 물질의 기여도를 명확히 평가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에너지 관련 공정과 연료 생산 공정에서 자주 적용된다. 그러나 에너지원이 아닌 산출물에 대해서는 적합하지 않으며, 에너지 함량이 평가에 주요 요소로 작용하지 않는 시스템에서는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본 연구에서 설정한 할당기준별 할당 비율 계산을 위해 산출물의 질량, 분자량, 저위발열량에 대한 자료는 국내 화학물질안전원의 화학물질종합정보시스템과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의 NIST Chemistry WebBook을 활용하였다[12,13].
경제적 가치 기준의 계산을 위한 산출물의 가격은 한국석유관리원에서 제공하는 수소유통정보시스템과 한국화학산업협회에서 발간한 2023년 석유화학편람을 참고하였으며[14,15], 혼합물(Mixed C4, RPG 등)은 사업장 분석 데이터를 활용하였다(Table 5).
Material | Amount (kg) | Price (KRW/kg) | Allocation ratio (%) |
---|---|---|---|
Hydrogen | 1.00E+00 | 12,000 | 27.38 |
Ethylene | 1.20E+01 | 1,254 | 34.33 |
Propylene | 6.23E+00 | 1,254 | 17.82 |
Mixed C4 | 3.73E+00 | 650 | 5.53 |
RPG | 7.92E+00 | 650 | 11.74 |
할당기준별 투입물과 배출물의 할당 비율은 질량 기준이 2.62%로 가장 낮았으며, 몰수 28.80%, 경제적 가치 27.38%, 저위발열량 6.62%로 산정되었다. 각 할당기준별 비율을 투입물과 배출물에 적용한 값은 Table 6과 같다.
3. 전과정 영향평가 및 해석
본 연구에서 전과정 영향평가를 위해 ISO 14040/44 표준에 기반한 SimaPro 소프트웨어(ver. 9.6.0.1)를 사용하였으며, 방법론은 EU에서 개발한 EF 3.1 내 IPCC 2021 모델링을 활용한 climate change 영향범주의 영향을 계산하였다. 영향평가를 위해 적용한 LCI 데이터베이스 목록은 Table 7에 제시하였다.
할당방법에 따라 부생수소 1 kg 생산 시 산정된 온실가스 배출계수는 차이를 보였으며, 이는 각 할당 기준(질량, 몰수, 발열량, 경제적 가치) 간 부생수소의 상대적 비중 차이에 기인한다(Table 8).
할당방법별 온실가스 배출계수는 질량 기준이 1.25 kgCO2eq./ kgH2, 몰수 기준이 13.92 kgCO2eq./kgH2, 경제적 가치 기준이 13.24 kgCO2eq./kgH2, 저위발열량 기준이 3.19 kgCO2eq./ kgH2으로 나타났다(Fig. 3).

질량 기준은 계산이 단순하지만 다른 물질에 비해 현저히 가벼운 수소의 특성을 과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몰수 기준은 대부분 항목에서 값이 급격히 상승하며, 수소에 과도한 배출을 할당한다. 경제 가치 기준은 현실 반영에 유리하나, 가격 민감성에 따른 값의 변동성에 관한 우려가 있다. 산출물이 전부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면, 저위발열량 기준은 에너지 기여도를 반영하여 에너지 중심 시스템 해석에 적합한 특성을 보인다.
NCC공정 부생수소 생산단계에서 온실가스 배출 기여도를 살펴보면, 원료인 나프타를 공급하는 과정의 온실가스 배출이 51.21%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연료 연소를 포함한 공정 직접배출이 31.18%, 부 원료인 LPG 공급이 4.19%, C3R4 공급이 2.07%, 그리드전기 사용이 3.76%, 스팀이 7.58% 기여했다(Fig. 4).

나프타 공급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 기여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 원인은 나프타를 생산하기 위한 원유의 채굴 및 수송 과정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나프타 공급 과정의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나프타의 환경영향 기여도에서 약 75%에 해당하는 비중이 원유의 채굴 및 수송 과정에서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4. 결 론
본 연구는 전과정평가(LCA)를 활용하여 NCC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의 온실가스 배출계수를 다양한 할당 기준(질량, 몰수, 경제적 가치, 저위발열량)에 따라 산정하고, 수소 생산 공정의 환경적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ISO 14044 지침에 따라 기능단위를 설정하고, SimaPro를 활용해 전과정 영향평가를 수행하였으며, 각 할당 기준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계수 값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특히 질량 기준은 IPCC 2019 Refinement에서 제시한 기본값 대비 89.5% 낮았고, 몰수 기준은 15.2% 높은 값을 보였다[16]. 연구 결과는 할당 기준 선택이 온실가스 배출계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며, 할당에 의한 민감도 분석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각 할당 기준은 환경부하를 분배하는 방식에 따라 결과 해석에 구조적인 차이를 유발하며, 수소의 환경성 평가와 관련 제도 설계 시 그 기준의 타당성과 목적 적합성을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제시한다.
본 연구는 수소 분야의 LCA 수행 시, 할당 방식 선택이 결과 해석의 신뢰성과 투명성 확보에 핵심적인 요소임을 확인하였으며, 향후 수소 기반 저탄소 인증제도 및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대응 전략 수립에 있어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본 연구는 단일 사업장에서 제공된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행되어, 다양한 사업장 간의 공정 조건, 유틸리티 효율, 배출 특성 등을 반영하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향후 동일한 방법론을 기반으로 복수의 사업장 데이터를 수집·분석함으로써 대표성과 일반성을 강화한 후속 연구가 수행된다면, 보다 정책 적용 가능한 수준의 배출계수 정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